전쟁이나 재해는 아이들의 운명을 크게 왜곡시킨다.
아동연극은 제2차 세계 대전 후의 교육 운동과 아동문화 운동, 그 속에서 언급된 "다시는 제자를 전쟁터로 내보내지 않기 위해"(이마무라 아키라(今村彰) '노동조합과 단독강화(単独講和)' <세계> 70, 1951)라는 슬로건 등에 영향을 받으며 발전했다. 그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을 테마로 하는, 혹은 대전 하의 아이들을 다룬 아동 연극 작품들이 다수 만들어져 왔다. 그중에는 연극 집단 지인회(地人会)의 <이 아이들의 여름>(1985)과 여름의 모임(夏の会)의 <여름의 구름은 잊지 않는다>(2008) 등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투하를 다룬 낭독 연극,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실재한 폴란드 유대인 장교를 다룬 극단 해바라기의 <코르착 선생님과 아이들>(1995)처럼 장기 공연됐던 작품도 있다. 그러나 전쟁 체험자들이 고령화하는 가운데 그 체험을 어떻게 전쟁을 모르는 다음 세대에게 전달하느냐가 심각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본은 재해가 잦아 재해를 테마로 하는 아동연극의 작품도 창작되고 있다. 한신 아와지(阪神淡路) 대지진을 다룬 극단 자유인회(自由人会)의 <6학년 3반의 한신 대지진>(1995)과 동일본 대지진을 다룬 일본 아동 청소년 연극극단 협동조합의 <하늘 마을호>(2012) 등을 들 수 있다. 아직도 대지진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는 이재민과 아이들이 있는 가운데 연극이 어떻게 대지진을 무대 위에 표현하여 그것을 보는 아이들과 그 가족이 함께 미래를 그리며 만들어가는 계기가 될 수 있는지 시험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