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세다대학 연극박물관 90주년기념 추계 기획전 “현대일본연극의 다이너미즘”전에 와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연극박물관은 츠보우치 쇼요(坪内逍遙)가 1928년 창립한 이래 성원에 힘입어 올해 개관 9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본 기획전은 9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하는 전시입니다.
본 전시는 주로〈조용한 연극〉이 주목 받은 1990년대부터 2018년 현재에 이르는 현대 일본 연극의 공통점과 연관성을 가시화함으로써 다양한 현대 연극의 지도를 다이나믹하게 그려내고자 하는 전시입니다. 내년 2019년은 새로운 연호가 시작되어 예기치 않게 헤이세이(平成 1989- ) 시대의 연극을 조명하는 전시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본 전시는 결코 헤이세이 시대의 연극을 회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 진행형의 연극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현대 일본 연극을 논할 때 2011년에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진에 의한 재해는 가치관이나 사생관뿐만 아니라 감성 자체도 뒤흔들었고 연극은 여러 가지 형태로 대지진 후의 일본 사회에 응답하면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왔기 때문입니다. 본 전시에서는 그러한 동향을 근거로 지진 이후의 새로운 연극의 경향도 시야에 두고 있습니다.
90년대〈조용한 연극〉의 대표적인 연극인 이와마츠 료(岩松了)씨, 미야자와 아키오(宮沢章夫)씨, 히라타 오리자(平田オリザ)씨는 자신들의 연극 활동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한편, 젊은 세대를 육성하는 입장이 되면서 특히 히라타 씨의 극단청년단은 수많은 극작가와 연출가를 배출하여 일본의 연극 상황을 변화시켜 왔습니다. 현재는 이미 <조용한 연극>의 세례조차 받지 않은 젊은 연극인들도 등장해 새로운 연극을 모색하고 있어 연극을 둘러싼 상황은 날로 쇄신되고 있습니다.
“현대일본연극의 다이너미즘”전이 복잡하고 다양화된 일본의 연극 상황을 이해하는 단서가 되고 지금까지 별로 연극에 접한 적이 없었던 여러분에게도 극장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2018년 가을
와세다대학 츠보우치(坪内)박사기념 연극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