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paku 早稲田大学演劇博物館

Online Exhibition

베쓰야쿠 미노루(別役実)가 만드는 법 ― 환상의 처녀작 희곡에서 소요소요(そよそよ)족으로

인사말

본 전시는 일본의 현대 연극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지난해 작고하신 베쓰야쿠 미노루(別役実) 씨가 극작가로 입지를 다지기까지의 궤적을 새로운 자료를 통해 더듬어 보는 것입니다.
연극박물관은 베쓰야쿠 씨 생전과 작고 후 두 차례에 걸쳐 초고를 비롯한 방대한 자료를 기증받았습니다. 그중에는 극작가 베쓰야쿠 미노루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알 수 있는 매우 귀중한 자료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전시에서는 소년에서 성인으로, 이어 극작가가 되는 베쓰야쿠 씨의 언어 편력을 여러분과 함께 뒤쫓아 보려고 합니다.
특히 이번 전시를 통해 첫선을 보이는 환상의 처녀작 희곡으로 불려온「점박이 소시지」의 4종류에 달하는 자필 원고와 초기 걸작 『코끼리(象)』의 토대가 된 산문 「아카이쓰키(アカイツキ)」 등은 실로 극작가 베쓰야쿠 미노루가 탄생하는 순간을 우리에게 간접 체험하게 할 것입니다.
베쓰야쿠 씨는 항상 범죄나 사회 문제의 배후에 있는 불가시적 구조를 통찰하고, 사회 한구석에 숨죽이며 서식하는 사람들의 은밀한 소리를 경청해 왔습니다. 이들은 ‘소요소요(そよそよ)족’이라 불리며 바람처럼 가벼운 존재이면서 강한 의지와 결의로 값싼 동정을 뿌리치는 자긍심 강한 존재로 표상되고 있습니다. 베쓰야쿠 씨는 ‘소요소요족’의 장대한 역사를 필생의 작업이 된 『소요소요족 전설』로 집필해 왔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베쓰야쿠 씨의 친필로 추정되는 『소요소요족 전설』에 등장하는 「오오우미(おおうみ)」주변의 지도를 전시해 베쓰야쿠 씨의 ‘소요소요족’에 담긴 절실한 생각에도 다가갑니다.
또한, 베쓰야쿠 씨는 70년대 초에 코로나 사태를 예견한 듯한 『거리와 비행선』을 쓰기도 했습니다.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것을 묻고 있는 베쓰야쿠 씨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보겠습니다.
베쓰야쿠 레이(べつやくれい) 님을 비롯하여 본 전시 개최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협력해 주신 분들, 또한 찾아와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와세다대학 쓰보우치박사기념 연극박물관
관장 오카무로 미나코(岡室美奈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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