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6일은 일본 문화사에 기억되어야 할 날일 것이다. 이날 당시 총리였던 아베 신조(安倍晋三)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 방지 조치를 위해 대규모 이벤트 개최의 자숙을 요청하는 방침을 발표했다. 당초 2주간의 기한부였으나 3월 이후에도 요청이 이어져, 수많은 공연이 고심 끝에 중단 또는 연기라는 결단을 내려야 했다. 그 후 4월 7일에 첫 긴급사태가 발령되어 몇 달 동안 문화산업의 기능은 거의 정지되었다.
2020년 이후 코로나 사태로 취소 및 연기된 공연은 1,700개를 훌쩍 넘는다. 연극박물관에서는 이 ‘잃어버린 공연’들, 내버려 두면 사라져 버릴 공연들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공연장과 극단에 자료 제공을 호소해 왔다. 전시한 공연 전단과 포스터는 여러 관련 단체에서 제공한 자료의 극히 일부이며, 방대한 ‘잃어버린 공연’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들은 하나하나의 공연이 존재해야 할 것이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실제로 상연되지 않은 연극은 ‘표현’되었다고 할 수 없다. 코로나 사태로 중지 및 연기된 공연은 그 존재 자체를 박탈당한 상태였다. 실제로 일어난 일들은 기록되고 역사화 된다. 그러나, 일어나지 않은 일은 (일어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더라도) 역사 기술에서 말소되고 매몰되어 버린다.
제작자뿐만 아니라, 많은 관객도 포함한 사람들의 생각과 거기에 들인 시간을 없었던 것으로 두지 않는다. 공연 역사에 생긴 공백을 공백인 채로 두지 않고, 공연되지 않았다는 사태와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있는 기억을 공공의 기록으로 아카이브하는 것. 그것이 연극박물관의 사명―이라는 기치를 내걸어 왔지만, 수많은 ‘잃어버린 공연’의 전단과 포스터를 볼 때마다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