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paku 早稲田大学演劇博物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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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in Pandemic―잃어버린 연극과 새로운 표현의 지평

온라인 Online / Remote

재택근무, 온라인 회의, 원격 수업―. 귀에 익숙하지 않은 용어가 갑자기 우리 생활 속으로 침입했다. 이동, 접촉, 교류, 월경(越境)과 같은 행위를 금지당해 제한받고 있는 우리는 다양한 통로와 정보의 파도에 휩쓸려 가면서 날마다 PC나 스마트폰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누구와도 만날 수 없다. 여럿이 모이면 안 된다. 우리에게는 ‘삼밀(三密)’ (밀폐, 밀집, 밀접)을 피하는 것이 생존을 위한 조건으로 부과됐다. 연습부터 공연까지 ‘삼밀’ 그 자체인 연극은 존재의 토대를 위협받는 제약 속에서 살아남을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
‘송신 원년(配信元年)’이라 불리는 2020년. 무관객 상연을 강요당하는 가운데, 인터넷으로 동영상을 전송하거나 온라인으로 발신하는 표현 방식이 활발해졌다. 혼다(本多) 극장은 일찌감치 “DISTANCE”로 극장 재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이용한 ‘Zoom 연극’도 왕성하게 이루어졌다.
본공연뿐만이 아니다. 회의나 연습도 원격화상을 이용하는 기회가 늘었다. 특히 출국 제한으로 해외 스태프가 일본에 오기 어려운 상황에서, 현지에서 촬영된 안무 등의 영상을 이용하거나 연출자가 원격으로 연출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연극을 만드는 방법 자체가 변화를 강요받은 것이다.
연극은 배우와 관객이 같은 공간과 시간을 공유함으로써 성립해 왔다. 동영상 전송이나 온라인 연극은 공간을 공유할 수 없다. 실시간 전송은 동시성을 보장하지만, 아카이브 송신으로는 시간도 공유할 수 없다. 한편, 원격지에 콘텐츠를 공급하는 방법으로써는 유용하여, 극장 문화를 접하는 새로운 창이 열리기도 했다.
라이브를 전제로 하는 연극에서 영상에 의한 무대 작품은 ‘연극’인가 아닌가. 긴급 피난과 같은 대체 조치에 불과한가, 새로운 표현의 맹아인가. 이러한 논란에 대한 평가와 검증에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만나본 적 없는 세계가 등장할 가능성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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