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일요극장’의 수많은 명작, 일본 전역에서 시청되어 국민적 드라마로 자리매김한 <억척 어멈>(肝っ玉かあさん)과 <고마워>(ありがとう), 1990년부터 20년 이상 방영한 시리즈 <세상살이 원수 천지>(渡る世間は鬼ばかり). 이시이 씨가 제작해 온 홈드라마는 때때로 격렬하게 충돌하면서도 때로는 가치관의 차이를 극복하고 서로를 인정하는 가족의 모습 등 다양한 ‘가족의 초상’을 그려 왔습니다.
본 전시에서는 지금까지의 이시이 씨 작품을 대본, 스틸 사진, 추억의 드라마 영상 등 여러 자료를 통해서 되돌아봅니다. 이것들은 텔레비전 초창기부터 활동해 온 이시이 씨의 빛나는 업적을 보여줌과 동시에,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텔레비전 역사의 발걸음을 알려주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특히 이시이 씨가 동지인 하시다 스가코(橋田壽賀子) 씨와 만든 <세상살이 원수 천지>의 관련 자료를 중심으로 소개하겠습니다. 하시다 씨의 자필 원고, 일식점 ‘오카쿠라’(おかくら)와 중화요리점 ‘고우라쿠’(幸楽)의 의상과 소품, 세트 도면 등, 드라마 제작에 없어서는 안 되는 자료를 감상하시겠습니다. 일본 홈드라마를 대표하는 이 작품의 매력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또한, 이시이 씨의 롱 인터뷰 영상과 함께 <세상살이 원수천지>에서 내레이션을 담당한 이시자카 고지(石坂浩二) 씨와, 같은 작품에서 아역 시절부터 출연한 에나리 가즈키(えなりかずき) 씨의 인터뷰 영상도 상영해, 이시이 씨의 인품과 작업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알아봅니다.
이시이 씨가 그려온 ‘가족의 초상’은 일본의 가족 이미지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왔습니다. 그 수많은 초상에 지금 다시 시선을 보내는 것은 20세기 전반부터 21세기 현재, 쇼와(昭和)에서 헤이세이(平成)를 거쳐 레이와(令和) 시대에 이르기까지 일본 가족 이미지의 변천을 따라가 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시이 씨의 홈드라마를 재조명하는 것이 가족의 형태가 다양화하는 현재,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되묻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러한 물음을 떠올리면서 가족을 계속 주시하여 텔레비전에서 그 표현을 찾아온 이시이 씨의 궤적을 더듬어 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