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paku 早稲田大学演劇博物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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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t in Pandemic―잃어버린 연극과 새로운 표현의 지평

사회적 거리 Social Distance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타인과의 간격을 확보하는 ‘사회적 거리’ 규제가 적용되어 접촉이 금기된 세계. 시설과 상점 등의 바닥과 의자에는 일정 거리를 알려주는 스티커와 벽보, 입구와 출구를 구분하는 일방통행 표시가 눈에 띈다. 아크릴판이나 비닐로 자타의 경계를 구분한다. 우리는 그것들에 맞춰 성실하게 멈춰 서거나 움직인다. 때로는 승차율이 100% 가까이 되는 통근 전철에서는 사회적 거리의 확보 등이 불가능하다는 모순을 품은 채.
극장에서도 입장 시의 체온 측정과 손 소독, 로비에서의 밀집 회피, 대화나 발언 주의 등 철저한 감염 대책을 이어가고 있다. 수용 가능 인원의 50% 이내로 관객 제한이 요청되었을 때는 전후좌우의 좌석을 비우는 ‘지도리(千鳥) 배치’나 무대와의 거리 유지를 위해 맨 앞줄부터 몇 줄의 객석을 공석으로 두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좌석이 고정돼 있지 않은 소극장에서는 좌석 사이사이에 공간을 마련했다.
이런 극장에 익숙해져 버려 인원 제한이 풀린 100%의 객석을 비좁게 느끼는 일도 적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물론 문제는 객석만이 아니다. 무대 뒤나 무대 위에서도 출연자와 스태프의 거리 유지가 요구되었다. 1차 긴급사태 해제 후 재개된 PARCO 극장에서는 미타니 고우키(三谷幸喜) 작・연출의 <대지>(大地)를 ‘Social Distancing Version’이란 이름으로, 출연자 간의 거리 유지를 위해 서둘러 무대 장치 설계 계획을 변경해 상연했다. 많은 무대에서 출연자와 스태프의 감원 방법이 강구됐고, 일인 연극이나 뮤지컬 콘서트 형식으로도 공연했다. 무관객으로 수록한 동영상 전송도 주요한 방법의 하나였다.
완전한 사회적 거리 규제 해제 없이 과거와 같은 극장 공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러나 무대 위의, 무대와 객석의, 객석 간의 투명한 벽을 넘기 위한 모색은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 그렇기에 고난과 제약을 극복한 극장은 평정한 일체감을 띠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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