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가장 상징적이고 친근한 아이템은 마스크일 것이다.
2020년 2월쯤부터 나날이 코와 입을 가리는 사람이 늘어나 약국이나 편의점 등의 매장에서 마스크가 동이 났다. 겨우 입하된 마스크 가격은 놀라울 정도로 급등했다.
마스크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손수 만든 다채로운 소재와 디자인의 마스크가 거리에 등장했다. OSK일본가극단의 단원이나 극단 사계의 의상 스태프도 마스크를 자체 제작하고, 이윽고 많은 극단과 극장이 마스크나 마스크 케이스를 오리지널 상품으로 생산하고 판매하게 된다.
우리는 1년 넘게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고, 장마철 습기에도 한여름 폭염에도 굴하지 않고 마스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이제는 신체의 일부분처럼.
극장도 예외 없이 스태프와 관객에게 마스크나 페이스쉴드 착용을 의무화했다. 최초의 긴급사태 해제 후에 전국공립문화시설협회가 책정한 가이드라인에는 출연자와 스태프도 “표현상 곤란한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마스크 착용”이라는 문구가 있어, 공연 중에도 출연자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지에 대해 혼란을 일으킨 국면도 있었다.
그렇다고는 해도, 가까운 거리에서 발언하는 출연자의 감염 대책이 필요하지 않을 수는 없다. 무대 위의 마스크라는 존재를 역이용한 것이 긴급사태선언으로 연기된 공연을 재개한 신국립극장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부글부글 칵테일>(願いがかなうぐつぐつカクテル)일 것이다. 마스크를 의장화한 무대의상이 고안되어 실용성과 디자인을 겸비한 독특한 의상이 무대를 수놓았다. 일본 전통연극계에서는 가부키(歌舞伎)와 분라쿠(文楽), 노가쿠(能楽)의 연주자들이 코부터 목까지 덮이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이 색다른 광경으로 비쳤다. 이와 같은 광경은 지금도 가부키와 노가쿠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어 철저한 감염 대책의 일단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