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paku 早稲田大学演劇博物館

Online Exhibition

Lost in Pandemic―잃어버린 연극과 새로운 표현의 지평

새로운 일상에서의 시도 Experiments in New Normal

‘새로운 생활양식’이라는 비일상이 일상화되면서 과거부터 반복돼 온 ‘연극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이 새삼 다가왔다.
온라인 연극도 그렇지만 AR이나 VR를 구사한 작품, 인간의 신체와 미디어의 관계를 되묻는 작품이 만들어졌다. 이러한 작품 중에는 극장이 있고, 무대가 있고, 객석이 있고, 배우가 관객 앞에서 퍼포먼스를 하는 일반적인 ‘연극’의 이미지나 개념을 뒤집는 극적 체험을 수용자에게 제공하려는 시도도 많았다.
‘코로나 사태 문안’엽서를 우송한다는 겟코퍼레이드(ゲッコーパレード)의 제목 없는 작품은 아날로그적 방법이면서도 데라야마 슈지(寺山修司)의 서간(書簡) 연극을 떠올리게 한다. 극단 가모메머신(かもめマシーン)은 사뮈엘 베케트의 희곡 『내가 아니야』(わたしじゃないし)를 원본 텍스트로, 목소리와 청각을 초점화하는 ‘전화 연극’―― <여보세요, 내가 아니야>(もしもし、わたしじゃないし)를 상연. 연극 프로젝트 엔반니노루하(円盤に乗る派)의 <워터폴을 쫓아서>(ウォーターフォールを追いかけて)는 온라인 관객 참여형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상연 이외의 주변 정보를 치밀하게 구축하여 ‘연극공연의 날조’를 목표로 하는 가미컴퍼니프로젝트(紙カンパニーproject)는 “존재하지는 않지만, 있었을지도 모르는 연극”이라는 메타픽션성과 코로나 사태로 공연이 사라져 가는 현실에 대한 패러디성을 통해서, 연극박물관의 온라인 전시 <잃어버린 공연>과는 역방향을 지향하는 것으로도 보이는 표상을 부각했다.
실험성이 강한 상당수의 시도가 작금의 상황에서 처음 생겨난 것은 아니다. 전위라 불렸던 선인들의 표현과 사색이 코로나 사태의 세계에서 재발견되어 현재적으로 변주되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상하고 기묘한 표현을 접할 때, 우리의 감각은 크게 요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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