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paku 早稲田大学演劇博物館

제2장 다채로운 극세계를 둘러싸다(新派展_第2章)

신파 SHIMPA――아방가르드 연극의 수맥

제2장 다채로운 극세계를 둘러싸다

쓰보우치 쇼요(坪内逍遙)와 시마무라 호게츠(島村抱月) 등이 문예 협회를, 오사나이 가오루(小山内薫)와 2대 이치카와 사단지(市川左団次) 등이 자유극장을 설립한 메이지 말년의 연극계는 새로운 바람이 부는 계절이었다. 그런 가운데 신파는 통속화되어 비판을 받는 등 조금씩 퇴조의 기미를 보인다. 다이쇼 시대(1912~1926) 초에는 아키즈키 게이타로(秋月桂太郎), 다카타 미노루(高田実), 후지사와 아사지로(藤沢浅二郎) 등 신파 제1세대 배우들이 세상을 떠났다.
신파 영락의 소리가 요란스러울 무렵, 이이 요호, 초대 기타무라 로쿠로, 가와이 다케오(河合武雄)를 삼두마차로, 젊은 하나야기 쇼타로가 대두하기 시작한다. 이즈미 교카가 <니혼바시>(日本橋)를 극화하고, 야나가와 슌요(柳川春葉)의 신문 소설 <나사누나까>(生さぬ仲)를 신파 전속 작자가 된 마야마 세이카(真山青果)가 각색하는 등 새로운 히트작도 등장했다. 제2세대에 해당하는 이노우에 마사오(井上正夫)가 독자적으로 실험적인 길을 개척해 나가는 움직임도 있었다.
쇼와 초기에 신파는 큰 전환점을 맞이한다. 메이지 시대 이래 스타였던 이이 요호의 죽음으로 한 시대의 종언을 고하고 초대 미즈타니 야에코의 등장으로 신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마쓰이 스마코(松井須磨子)의 예술좌(芸術座)에서 신극 여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한 초대 미즈타니 야에코는 이윽고 제2차 예술좌를 결성한다. 이어 쇼와 3년(1928)에는 쇼치쿠(松竹)와 전속 계약을 맺고 신파 극단과 함께 무대에 서게 된다. 현대극 지향이 강했던 미즈타니 야에코는 기시다 구니오(岸田國士) 등 새로운 작가를 차례로 발탁해 시대에 맞는 모던 걸 등을 연기해 인기를 떨쳤다.
쇼와 초기의 신파는 실로 다채로웠다. 신작・구작, 소설 각색, 문예물 및 역사물, 시국물, 번역・번안물 등 잡다한 공연이 하나의 흥행에 혼재하는 라인업에서, 다면성이야말로 신파의 매력임을 확인할 수 있다. 모더니즘이 만개한 시대의 포스터에도 마음이 들뜬다. 신파는 풍윤한 도시 문화가 키운 커다란 꽃송이였다.